울타리의 심리학
정부가 G20 회의기간동안 회의장 주변을 2.5미터 장벽으로 둘러싼다죠?
사람들은 이를 가리켜 제2의 명박산성이라 칭하나 봅니다.
산성이란 건 하나만으로도 완공하기까지 꽤나 오래 걸리는 공사인데,
이명박은 벌써 두 개나 쌓아올리고 있으니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습니다.
역시 4대강 삽질의 대부는 뭐가 달라도 다른가 봅니다.
2.5미터 장벽으로 피아를 구분하고, 장벽 너머는 위험하다며 경찰을 겹겹이 배치하겠지요.
그렇게 국민들로부터 안위를 지키기 위해 산성을 쌓아올리고 있는 것인데,
그 옛날 몽골에 저항하기 위해 남한산성으로 들어가 노심초사했을 인조가 생각나네요.
산꼭대기에 쌓은 산성도 결국 외적을 막지 못했건만,
길바닥에 쌓은 임시용 콘크리트 장벽으로 과연 무얼 막으려고 하는지.....
게다가 장벽 너머에 있는 사람들은 정부가 받들겠다고 강조하는 주인, 곧 국민들인데 말입니다.
사자 등의 맹수를 울타리 안에 가두는 건 사람을 보호하기 위함이고,
꾀꼬리 등의 새를 울타리 안에 넣는 것은 새가 날아가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고,
토끼 등의 연약한 동물을 울타리 안에 두는 것은 사람의 손으로부터 동물을 보호하기 위함일텐데,
동물도 아닌, 막강한 국가들의 정상들을 울타리 안에 넣는 것은 과연 무얼 위함일까요?
그들은 일반 국민들과 차원이 다른 인물들이니 감히 접근조차 할 수 없다는 걸 과시하려는 걸까요?
어린 아이는 비좁은 듯한 울타리 안에 들어가야 좀 더 편안함을 느낀다고 하는데,
그들이 아직 어려서 그런다고 볼 수도 없고 말이죠.
하긴, 뭔 일만 생기면 지하벙커로 들어가는 사람들이니 그럴 수도 있겠네요.
잠시 설치했다 철거하는 이동식 산성으로 과연 무엇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인지,
그들의 심리가 여간 궁금하지 않네요.... 끌끌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