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사회학

대한민국의 출발을 망가뜨린 이승만

젊은바다 2008. 11. 15. 12:53

정부에서 10만원권 지폐제작을 연기했다고 하는데, 한국은행 관련자의 말에 따르면 연기의 이유가 때문이라고 하는가 봅니다.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의 극우세력들이 김구를 밀어내고 10만원권 지폐에 이승만을 넣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이명박 정권 들어 보수우익 세력들이 이승만을 국가의 성스러운 지도자로 추켜세우려 애쓰는 요즘, 그 그릇된 욕심이 결국 새로 제작하는 지폐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걸 보면서 참으로 참담한 생각이 듭니다.

 

이승만이 어떤 사람입니까. 국민들이 나라 잃은 설움으로 신열을 앓고 있을 때, 미국에 건너가 그곳에서조차 동족간에 반목을 만들어낸 사람이요, 해방 후에는 한반도의 통일문제를 등한시하고 미국의 충실한 하수인으로서 남한 단독정부를 수립한 장본인입니다. 대통령이 되고서는 친일파를 제거하기는커녕 이들을 요직에 두루 기용함으로써 독립운동가들을 허탈하게 함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도덕성과 정통성을 뿌리째 썩게 만든 주동자입니다.

 

그뿐인가요. 군사력이라곤 미미하기 그지 없는 처지에 틈만 나면 북진통일을 하겠다며 국민을 선동하고 북한을 자극함으로써 결국 전쟁까지 이르게 한 책임도 있지요. 막상 전쟁이 터져 북한군이 서울로 밀려들어올 때, 서울을 사수하겠노라고 거짓말로 국민들을 사지로 몰아넣고는 저 혼자 뺑소니친 게 바로 이승만입니다.

 

권력욕은 또 얼마나 많았던가요. 그 지긋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헌법을 멋대로 유린하면서까지 법치주의 근간을 무너뜨린 건 물론이거니와, 깡패까지 동원하여 백주 대낮에 폭력을 일삼은 배후 조종자이기도 합니다. 그의 집요한 권력욕이 결국 뒤로 이어질 군사독재를 잉태하고 있었으니 나라를 망친 죄가 이보다 더할 수 있겠는지요.

 

건국의 아버지라는 이승만이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한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경제를 일으켜 세웠나요? 국민의 단합을 이끌어냈나요? 나라의 도덕적 기준을 세웠나요? 법치주의를 확립했나요? 페어플레이 정신을 심어줬나요? 정의와 국민을 위해 봉사했나요? 도대체 뭐 하나 제대로 한 것이 있는지요. 오히려 앞에서 열거한 것의 정 반대되는 행동만 했을 뿐입니다.

 

이승만이 대한민국에 끼친 해악이 참으로 많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죄를 고르면 이렇습니다. 첫째, 국가의 출발에서부터 기본적인 정신을 썩게 만들었습니다.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 부역자들을 단죄하기는커녕 그들을 요직에 두루 기용했고, 상대적으로 독립운동가들에 대해서는 박대하거나 아예 죽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니 첫 출발하는 나라의 정신상태가 어떠했겠습니까. 근본부터 부패한 것이지요.

 

둘째, 국가의 출발에서부터 법치주의 근간을 무너뜨렸습니다. 헌법을 쓰레기처럼 내동댕이치고 폭력과 살인이 난무하게 했습니다. 대통령 스스로가 그러할진데, 첫 출발하는 나라의 법치주의가 어떠했겠습니까. 시작부터 법은 이미 딴 세상 얘기가 되었습니다.

 

셋째, 국민을 사지로 몰아넣었습니다. 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입니다. 국민을 분란에 빠뜨리고, 전쟁을 방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공연히 이를 책동함으로써 결국 한반도 전체를 폐허의 잿더미로 만드는데 일조했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의 역할은 그 뒤를 잇는 사람보다 훨씬 더 막중한 책임이 따르게 됩니다. 시작은 곧 첫 본보기가 되는 것이고 기본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첫 출발을 근본적으로 망친 사람이 바로 이승만이지요. 시작이 곧 반이란 말이 있듯이, 시작부터 대한민국의 절반은 이미 망가진 거나 다름 없었습니다. 실제로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지요.

 

이렇듯 대한민국에 근본적인 죄악을 저지른 사람을 국부니, 건국의 아버지니 하며 추켜세우려는 행태는 국가의 기강과 정신을 한번 더 죽이자는 작태 외에 다름 아닙니다. 우리 사회에서 진행되는 이런 한심한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정말이지 부끄럽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 사회의 올바른 정신은 대체 어디에서 숨 쉬고 있는 건가요? 추위에 움츠러드는 정신을 바로 세우며 국민들 하나하나가 깨어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있을 것 같지가 않습니다. 국민들의 행동하는 정신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입니다.